| [re] '합성용언'과 '본용언+보조용언' 구분이 가능한가요? |
|
반갑습니다.
(1) 수의학을 전공한 형이 밀림에서 굶주리고 있던 사자를 도와주었다.
(2) 교사가 학생에게 정답을 알려 주었다.
[합성 용언]과 [본용언+보조용언]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입말을 기준으로 한 문법론의 차원에서 [합성 용언]과 [본용언+보조조용] 구성을 확정한 뒤에, <한글 맞춤법>에서 그것을 붙여 쓸 것인지 띄어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실제로 (1)의 ‘도와주다’와 ‘알려 주다’의 의미적 특성이나 문법적 특성을 고려하여, 이 둘의 문법적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할 기준이 사실상 없습니다.
다음의 예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988년 이전에 제정했던 옛 <한글 맞춤법 동일안> 등에서는 본용언과 보조 용언을 반드시 띄어 쓰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본용언과 보조 용언을 반드시 띄어 쓰게 하면 글자 생활을 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습니다. 곧, 일반 언중들이 두 어근의 결합으로 짜인 합성어 구성과 ‘본용언+보조 용언’의 구성을 구분하기가 힘들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3) ㄱ. 따라가다, 들어오다, 잃어버리다, 돌아보다
ㄴ. *따라 가다, *들어 오다, *잃어 버리다, *돌아 보다
(4) ㄱ. 죽어 가다 겪어 나다 가 버리다 만져 보다
ㄴ. 죽어가다 겪어나다 가버리다 만져보다
(3)의 단어는 합성 용언으로서 하나의 단어로 굳은 말입니다. 이에 반하여 (4)의 단어들은 [본용언+보조 용언]의 구조로 된 구이므로, 두 개의 단어로 처리됩니다. 따라서 원칙적인 면에서 (3)의 합성 용언의 어근들은 (ㄱ)처럼 붙여 적어야 하고, (4)의 본용언과 보조 용언은 (ㄱ)처럼 띄어 써야 한다. 그러나 일반 언중들이 (3)과 (4)의 단어에 나타나는 문법적인 차이를 정확하게 구분하여 이를 띄어쓰기에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하여 현행의 <한글 맞춤법>(1988)에서는 (4)처럼 ‘본용언+보조 용언’의 짜임으로 된 말들은 (ㄱ)처럼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ㄴ)과 같이 붙여 적을 수도 있게 하였습니다.
결국 현실적으로 합성용언가 [본용언+보조용언]을 구분할 명확한 기준을 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본용언과 보조용언의 구성을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쓸 수도 있게 한 것입니다.
이는 학문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있지만, 실제로 명확하게 구분할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합성용언’과 <본용언+보조용언>의 구성을 구분하여 띄어쓰는 것이 무리라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참고로 북한의 <조선말 맞춤법>에서는 본용언과 보조용언을 모두 붙여쓰게 하여서, 합성용언과 [본용언+보조용언]의 구성을 표기법상으로는 구분하지 않게 통일하였습니다.
나찬연 드림.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