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달다’의 활용 형태에 관한 문제
‘달다’가 ‘다오’로 활용하는 것을 어간과 어미의 불규칙 활용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없는가에 관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1) 원래 ‘달다’는 ‘다른 사람이 나에게 주다’라는 의미로 쓰이는 말인데, 활용의 형태가 ‘다오’ 밖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을 보면 ‘달다’는 활용의 형태가 크게 제약을 받는 용언 즉 ‘불완전 용언’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예전의 학교 문법에서는 ‘달다’을 불완전 용언으로 처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주다’와 ‘달다’는 별개의 단어가 됩니다.
그런데 고영근 교수가 ‘현대 국어의 어말어미에 대한 구조적 연구, 응용언학 1(1975)’의 논문에서 ‘주다’와 ‘달다’를 묶어서 한 단어의 변이형으로 처리하였습니다. 곧 ‘주다’는 일반형이고 ‘주다’의 특수한 쓰임, 곧 ‘남이 나에게 주다’의 쓰임에서는 ‘주다’의 활용 형태가 쓰이지 않으니까, ‘주다’의 보충법으로 ‘달다’를 설정한 것입니다.
(2) 아무튼 ‘달다’를 불완전 용언으로 처리하든, ‘주다’의 보충법에 의한 형태로 보든 상관없이 ‘달다’가 명령형으로 ‘다오’로 활용하는 것은 불규칙 용언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해라체의 명령형에서는 일반적인 동사에서는 ‘-아라/-어라, -거라’로 활용하는 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것이 ‘달다’에서는 불규칙하게 ‘-오’의 형태로 활용하니까 불규칙 활용이 되는 것입니다.
(3) 그런데 ‘달다’가 ‘다오’가 되면서 어간의 끝 자음 /ㄹ/이 탈락하는 것을 어간의 불규칙 활용으로 볼 수 없는가 하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어간의 끝받침 /ㄹ/이 어미 ‘-오’ 앞에서 탈락하는 것은 /ㄹ/ 탈락 현상(규칙 활용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음운 변동 현상)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이는 ‘만드오(만들 +오)’, ‘파오(팔 +오)’, ‘가오(갈+오)’에서처럼 어간이 /ㄹ/ 받침으로 끝나는 모든 용언의 어간에 어미 ‘-오’가 결합하면 예외 없이 /ㄹ/이 탈락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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