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 척도명사를 파생하는 '-이'의 과거 형태 |
|
반갑습니다.
15세기 국어에서 ‘더ᄫᅱ’, ‘치ᄫᅱ’는 형용사인 ‘덥다, 칩다’의 ‘덥-’과 ‘칩-’에 명사를 파생하는 접미사인 ‘-위’가 붙어서 형성된 단어입니다. 그런데 15세기 국어에서 명사 파생 접미사의 원래 형태는 ‘-ᄋᆡ/-의’였기 때문에 ‘-위’는 ‘-의’가 변동한 형태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덥다’와 ‘칩다’는 불규칙 활용을 하였기 때문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접미사 ‘-의’가 붙으면 ‘더ᇦ-’과 ‘치ᇦ-’으로 변동합니다. 실제로 <월인석보> 25권 15장에는 ‘치’가 나타나고, 이를 감안하면 ‘*더ᄫᅱ’의 형태도 15세기 중엽까지 쓰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1) ㄱ. *더ᄫᅴ > 더ᄫᅱ > 더위
ㄴ. 치ᄫᅴ > 치ᄫᅱ > 추위
따라서 15세기 국어에서 (1)과 같은 변화 과정을 상정할 수가 있는데, /ㅸ/ 아래에서 접미사인 ‘-의’가 ‘-위’로 변한 현상은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할 수가 있습니다. 곧, 15세기 말에 /ㅸ/이 /오/나 /우/로 변화하는데, 그러한 변화 양상이 미리 ‘치ᄫᅱ’에 미리 반영된 것으로 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가설은 근대 국어의 시기인 17세기 중엽부터 순음 아래에서 /으/가 /우/로 변화였는데(원순 모음화), ‘더ᄫᅱ’와 ‘취ᄫᅱ’가 이러한 현상의 초기 예가 아닐까 하는 추정도 해 봅니다.
위의 두 가설은 어디까지나 저의 추정일 뿐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없습니다. 따라서 /ㅸ/으로 끝난 용언 뒤에 붙는 ‘-위’라는 특수한 변이형태를 설정하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따라서 명사 파생 접미사의 변이형태로 ‘-ᄋᆡ/-의/-위’의 세 가지 형태를 설정하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이렇게 되변 ‘-ᄋᆡ’와 ‘-의’는 음운론적 변이형태가 되고, ‘-위’는 /ㅸ/으로 끝나는 용언의 뒤에만 붙는 형태론적 변이형태가 됩니다. 실제로 근대 국어 중엽인 18세기 말의 문헌에도 ‘노ᄑᆡ’와 ‘기픠’와 같은 형태가 나타납니다.
결론적으로 ‘-ᄋᆡ/-의/-위’가 근대 국어의 시기 동안에 점차적으로 차차로 형태가 ‘-이’로 통일되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나찬연 드림.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