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현대어에서는 직용 인용절과 간접 인용절이 인용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의 형태로써 구분이 됩니다. 곧 직접 인용절에는 부사격 조사로 ‘-라고’로 실현되고 간접 인용절 뒤에는 ‘-고’로 실현됩니다.
이에 반하여 중세 국어에서는 인용의 부사격 조사가 쓰이지 않았기 때문에, 문맥이나 재귀칭 대명사의 실현 등을 통해서 직접 인용과 간접 인용을 구분할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하신 석보상절 권 6의 내용은 바라문이 호미의 딸에게 한 말입니다.
(1) 婆羅門이 닐오대 내 보아져 하나다 살바쎠
(1)의 문장으로 보아서는 ‘내 보아져 하나다 살바쎠’는 직접 인용절로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 근거는 주어로 ‘내’로 표현한 것입니다. 만일 간접 인용절이 되면 반드시 ‘제’로 표현되어야 하는데 ‘내’로 표현한 것을 보면 직접 인용절로 보아야 합니다.
다만 ‘하나다’가 예사 낮춤으로 표현되었는데, 직접 인용문이라는 점에서는 올바른 표현입니다. ‘하나다(謂)’는 말을 하는 바라문 자신의 행위이므로 낮추어서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살바쎠’는 바라문이 호미의 딸을 예사로 높여서 말을 한 것입니다. 다만 ‘보아져’의 상대 높임의 등분이 문제가 되는데, 정확하게 표현하면 ‘보사이다’로 해야 정확한 표현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상대 높임의 표현이 이상한 것은 문장의 서술어가 세 번 잇달아 표현되기에 혼란이 일어난 것으로 볼 수도 있고, 그 당시의 인용절 속의 청유형 표현이 원래 그러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대단히 복잡하지마는 (1)의 문장이 직접 인용절을 안은 문장인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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